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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개항기와 대한제국 시절 사진 문화, 렌즈 너머의 역사
근대를 기록한 카메라, 조선의 마지막을 찍다
1. 서양 문물과 함께 들어온 ‘사진기’
조선에 사진이 처음 유입된 시기는 19세기 중반, 정확히는 1870년대 개항기 무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기 일본, 청나라, 그리고 서구 열강과의 교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다양한 서양 문물과 기술이 유입되었고 그중 하나가 사진기였습니다.
최초의 사진 관련 기록은 1863년 조선에 온 프랑스 신부의 일지에서 확인되며, 본격적인 사진 촬영은 1883년 고종의 초상 사진을 촬영한 **페롱(Feron)**과 에르네스트 베뜨랑(Ernest Bettran) 등의 외국인 사진가들로부터 시작됩니다.
2. 대한제국, 근대를 담아낸 첫 카메라의 시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국왕의 위엄과 국가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진이 본격 활용되기 시작합니다.
주요 특징:
구분설명공식 촬영 황실 가족 사진, 국왕 초상 사진은 근대 국가 이미지를 위한 시각 도구로 활용됨 외교적 사용 국왕 초상화를 사진으로 인쇄하여 외국 공관에 전달, 근대 국가로서의 외교적 정체성 부각 국내 스튜디오 1900년대 초 서울, 부산 등지에 민간 사진관 등장. 양복 입은 인물 사진 유행 시작 특히 1902년에는 대한제국 황실의 궁내부 소속으로 사진 전문 인력이 배치되었고, 고종은 일본이나 서구 국가들과의 외교 행위에 자신의 사진을 적극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초상화의 역할을 넘어, ‘근대 군주로서의 자의식’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3. 외국인 사진가가 남긴 조선의 ‘풍경과 인물’
당시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 외교관, 선교사, 기자들은 조선의 거리 풍경, 민중 생활, 관료 사회 등을 다양한 시각으로 담았습니다. 그들은 사진기를 통해 타자화된 조선, 즉 ‘미개하지만 이국적인 동양’이라는 인상을 유럽에 전달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
- 펠릭스 베아토(Felice Beato): 1871년 신미양요 당시 사진을 촬영한 영국인.
- 윌리엄 R. 헌틀리: 고종과 황실의 공식 사진을 촬영한 미국인 사진사.
- 앨프리드 버트랑(Alfred Bertrand): 1900년대 조선 농촌과 도성 풍경을 기록.
4. 민간의 눈으로 본 삶: 최초의 조선인 사진가들
사진관이 본격적으로 퍼지면서 조선인 사진가들도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는 김규진으로, 그는 고종의 사진을 촬영한 황실 공식 사진사 중 한 명으로 기록됩니다. 이 외에도 장성학, 조규룡 등은 1900년대 초 사진관을 운영하며 근대 초상 사진을 확산시켰습니다.이름주요 활동김규진 궁내부 사진사로 활동, 황실 사진 다수 촬영 조규룡 서울에서 사진관 운영, 초상 사진 대중화에 기여 장성학 일본에서 사진 기술 연마 후 조선에서 활동 이들은 단순한 사진사가 아니라, 기술자이자 예술가, 그리고 조선인의 시선으로 자국의 현실을 담아낸 기록자였습니다.
5. 렌즈를 통해 본 시대의 변화
사진은 회화와 달리 있는 그대로를 기록하기에, 당시의 복식, 건축, 거리 풍경, 생활상 등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 자료들은 오늘날에도 역사·민속·문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시각 자료입니다.
대한제국 사진문화의 영향
- 근대적 자아의식 형성: 자기를 바라보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각 확산.
- 시민층의 성장 반영: 양복, 가보 사진, 가족사진 유행은 중산층과 신지식인의 등장과 관련.
- 역사의 생생한 증거: 이후 일제강점기의 변화와 단절을 대비해주는 귀중한 시각 유산.
📌 결론: 렌즈에 비친 대한제국, 근대의 증언자
개항기와 대한제국 시절의 사진 문화는 단순한 시각 기술의 도입을 넘어서, 역사적 전환기에서 한국 사회의 정체성, 근대화, 외세와의 관계를 드러내는 매체였습니다. 조선의 마지막 국왕, 대한제국의 첫 황제, 민중의 삶, 거리의 풍경까지—모두 한 장의 사진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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