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개론

1839 사진사의 시작.

  • 2025. 4. 8.

    by. 사진에관한 모든걸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목차

      코닥과 후지필름

      서론

      20세기 후반, 세계 필름 시장은 두 거대 기업의 각축장이었다. 미국의 코닥(Kodak)과 일본의 후지필름(Fujifilm)은 서로 다른 전략과 기술로 시장을 선점하려 경쟁했다. 이들의 필름 전쟁은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문화와 감성의 흐름까지 바꾼 거대한 흐름이었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 지금, 이 경쟁의 역사와 의미를 되짚어보는 것은 사진 문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 코닥의 독점적 시작과 세계 시장 장악

      키워드: 코닥, 사진 필름, 시장 점유율, 조지 이스트먼

      코닥은 1888년 조지 이스트먼에 의해 설립되어, "당신은 버튼만 누르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합니다(You press the button, we do the rest)"라는 혁신적 슬로건으로 사진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특히 35mm 컬러 필름 '코닥크롬(Kodachrome)'과 슬라이드 필름 '에크타크롬(Ektachrome)'은 높은 품질과 선명한 색감으로 수십 년 동안 시장을 지배했다.

      코닥은 필름 제조에서 인화지, 인화기기, 심지어 카메라 자체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며 1970년대까지 필름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유지했다.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품질력은 코닥을 필름 산업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필름 종류주요 특징사용 예시

      Kodachrome 강한 채도, 선명한 색상 잡지 사진, 다큐멘터리
      Ektachrome 부드러운 톤, 빠른 현상 가능 슬라이드 쇼, 교육 자료
      Portra 자연스러운 피부톤 인물 사진, 웨딩 촬영

      2. 후지필름의 부상: 일본의 도전자

      키워드: 후지필름, 일본 기업, 시장 확장, 품질 경쟁

      후지필름은 1934년 일본에서 설립되어, 초창기에는 국내용 흑백 필름 제조에 집중했다. 이후 1960년대부터 컬러 필름과 슬라이드 필름 등을 개발하며 국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특히 고온다습한 아시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색감과 보존력을 지닌 필름을 공급하면서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강세를 보였다.

      후지는 '후지컬러(Fujicolor)' 시리즈와 슬라이드 필름 '벨비아(Velvia)'를 통해 전문가 및 취미 사진가 시장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코닥이 북미와 유럽 중심 전략을 고수한 반면, 후지는 지역별 맞춤 전략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3. 기술 경쟁: 색감, 입자, 감도의 전쟁

      키워드: 필름 기술, 색감 재현, 고감도 필름, 화학 기술

      코닥과 후지필름은 색감과 입자 표현에서 각기 다른 미학적 접근을 취했다. 코닥 필름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노란색 계열이 특징으로, 인물 사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후지필름은 쨍한 녹색과 마젠타 계열이 강조되어 풍경사진에 최적화되었다.

      고감도 필름 기술에서도 경쟁이 치열했다. 코닥은 'T-Grain' 기술로 입자 크기를 줄여 고감도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구현했고, 후지는 'Super Fine Sigma' 기술을 통해 자연스러운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감도를 지원했다. 특히 후지의 '벨비아 50'은 낮은 감도임에도 뛰어난 색 재현력을 보여 풍경사진 작가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4. 디지털 전환과 두 회사의 운명

      키워드: 디지털 카메라, 필름 시장 붕괴, 코닥 파산, 후지의 전환

      2000년대 초, 디지털 카메라의 급속한 보급은 필름 산업에 큰 충격을 주었다. 코닥은 디지털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도 기존 필름 시장 보호에만 집중하며 상용화 시기를 놓쳤다. 이로 인해 2012년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며 몰락하게 되었다.

      반면 후지필름은 빠른 판단과 유연한 전략으로 생존에 성공했다. 후지는 사진 필름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 영상, 산업용 소재, 화장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대표적으로 '아스타리프트' 화장품 브랜드는 필름 기술에서 착안한 항산화 성분을 응용한 사례다. 이처럼 후지는 필름 회사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열었다.


      5. 레트로 열풍과 필름의 부활

      키워드: MZ세대, 필름 감성, 복고 트렌드, 재출시 필름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필름카메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사진의 즉각성과 과도한 가공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필름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감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코닥은 '골드 200', '포트라 400' 등 클래식 필름을 재출시했고, 후지필름도 'C200', '프로 400H' 등 인기 필름을 다시 선보이거나, X 시리즈 디지털 카메라에서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의 필름 경쟁은 이제 감성과 스타일을 중심으로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결론: 필름 산업의 역사에서 배우는 변화의 교훈

      코닥과 후지필름의 경쟁은 단순한 기업 간 전쟁이 아닌, 기술과 감성, 전략의 충돌이었다. 코닥은 초기 필름 산업을 개척하고 지배했지만 변화에 둔감했고, 후지필름은 위기 속에서 혁신을 선택함으로써 살아남았다.

      디지털 시대에도 필름은 단순한 기록 수단을 넘어, 개인의 감성과 예술적 표현을 담아내는 매체로 재조명되고 있다. 과거의 경쟁은 끝났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여전히 배우고 느낄 수 있다.